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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이 잘 정리되어 있다는 건, 팀원 모두가 같은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캔디드는 컨설턴트 한 명당 주 평균 7건의 외부 미팅을 소화합니다. 후보자 심층 면담, 고객사 포지션 논의, 연봉 협상까지 합치면 주 10회 이상의 회의가 기본입니다.
이 많은 미팅에서 나온 정보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필요한 순간에 바로 꺼내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캔디드 팀에게 회의록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후보자의 커리어 전환점을 결정하고 기업의 채용 성공률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캔디드는 회의록에 진심일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회의록 AI를 많이 사용해보았습니다.
클로바노트부터 Krisp까지, 5개 툴을 직접 업무에 투입하며 검증한 1여 년의 기록을 공유해보겠습니다.
1. 클로바노트 후기
네이버 클로바노트를 가장 먼저 도입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국내 서비스 특성상 한국어 인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고, 무료 플랜 300분을 활용해 부담 없이 테스트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웍스
첫 AI 노트테이킹 경험이라 "대화를 알아서 기록하고 요약까지 생성되네?" 하는 신선함이 있었습니다.
UI는 직관적이었고, 한국어 음성 인식 정확도도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미팅 직후 바로 요약본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문제는 가격이었습니다. 무료 300분 이후 추가 시간 구매 비용이 상당했고, 회의록 요약 생성 횟수에도 제약이 있었습니다. 주 10회 미팅을 소화하는 팀 입장에서 월 비용이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습니다.
만일 개인 사용자이거나 주 2~3회 미팅으로 가볍게 회의록을 정리하고 싶은 분이라면 클로바노트를 추천드립니다.
2. 티로(Tiro) 후기
여러 회의록 AI를 동시에 비교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티로도 후보군에 올랐습니다. 특히, 보안 측면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데이터 암호화가 되어 있고, 미팅 후 즉시 폐기 옵션이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무료 체험 시간이 60분이었고, 크레딧을 별도로 제공받지 않는 이상 그 이상 사용하기엔 가격이 가장 비쌌습니다.
실시간 스크립트 제공, 화자 구분 같은 기본 기능들도 다른 회의록 AI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무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티로는 안정적인 AI 노트테이킹 서비스입니다. 특히 보안을 중요하게 여기는 조직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 팀의 경우, 주 10회 이상의 미팅 빈도를 고려했을 때 비용 부담이 있었고, 동시에 테스트하던 다른 툴들과 비교해 뚜렷한 차별점을 체감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합리적인 가격선과 우리 팀의 사용 패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다른 대안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3. 캐럿(Caret) 후기
캐럿은 Krisp를 도입하기 전까지 가장 오래 사용한 툴입니다. 클로바노트, 티로와 함께 동시 테스트했던 4개 툴 중에서 캐럿이 최종 후보로 남았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캐럿 웹사이트
캐럿을 쓰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실시간 스크립트 작성의 정확도였습니다. 특히 IT 용어 인식에서 큰 차이를 느꼈습니다.
클로바노트도 좋았지만, IT 관련 전문 용어에서는 애매하게 인식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반면 캐럿은 이런 영역에서 굉장히 정확하게 잡아줬습니다.
IT 스타트업 종사자를 많이 만나는 팀의 특성상 이 부분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문맥 파악 능력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대화 중 "리드"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이게 팀을 이끄는 'Lead'를 의미하는지 고객 발굴의 'Lead'를 의미하는지 문맥상 명확히 구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꼈습니다.
캐럿의 템플릿 기능도 유용했습니다. 타 서비스에도 템플릿이 있긴 했지만, 캐럿은 템플릿을 직접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양식대로 정리 형식을 조정할 수 있어서, 팀 내부 기준에 맞춘 회의록을 만들기 수월했습니다.
또한 정리된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면, 그 대화 내용 안에서 정보를 찾아서 답변해줍니다. 예를 들어 "이 사람이 몇 년생이야?"라고 물으면 대화 내용에서 찾아서 답변을 제공하는 점이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캐럿을 선택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당시 주요 목표는 이 대화 내용들을 캔디드 내부 정보로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로우(raw)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적재해두면, 나중에 필요할 때 우리가 정의한 기준으로 유의미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객관적으로 쌓인 데이터가 있어야 팀 모두가 동일한 퀄리티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려면 중요한 게 있습니다.
캐럿이든 어떤 툴이든, 그 안에만 데이터를 가둬두는 게 아니라 밖으로 빼낼 수 있어야 합니다.
캐럿은 이런 관점에서 가장 우수했습니다:
요약된 데이터와 전체 트랜스크립트(transcript)를 외부로 추출하는 옵션이 다양했습니다
슬랙, 이메일 등 외부 연동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API 등을 잘 지원해주어서 우리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끌어오기가 수월했습니다
타 서비스도 지금은 있는 기능이지만, 당시 사용했을 때는 이런 기능이 없었거나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캐럿이 가장 매끄러웠고, 결국 우리의 목적을 가장 잘 달성시켜줄 수 있는 툴이었습니다.
가격 면에서도 하이퍼노트와 Krisp를 제외하고는 가장 저렴했습니다. 기능과 가격, 데이터 활용성까지 고려했을 때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
4. 하이퍼노트 후기
하이퍼노트는 가격 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툴입니다.
완전 무료입니다.
300분 제한도 없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etnnews
가격으로만 따지면 하이퍼노트가 가장 좋은 선택지였습니다. 무료에 무제한이라니, 이보다 좋을 순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완전히 글로벌향 서비스라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어 지원이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미팅이 한국어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부분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하드웨어 사양의 이슈였습니다.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이유가 AI 모델을 노트북에서 직접 돌리는 구조였는데, 그 말은 내 노트북의 성능을 많이 사용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다른 툴들은 서비스 측 서버에서 AI 요약을 처리해주지만, 하이퍼노트는 제 노트북이 그 일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현재 팀의 노트북으로 맥북 에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업무 특성상 여러 탭을 동시에 띄워 놓는 경우가 많아서, 평소에도 노트북이 버거워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AI 모델을 돌리는 부담까지 더해지면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맥북 에어도 버겁다면, 더 저사양 노트북에서는 당연히 사용이 어려울 거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무료이고, 무제한이라는 엄청난 장점이 있었지만,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사용이 어려웠습니다. 영어권 사용자이면서 고사양 노트북을 사용하는 환경이라면 추천드립니다.
5. Krisp 후기
이렇게 4개의 툴을 거쳐 Krisp에 정착한 건 기능의 우수성도 있었지만, 업무 맥락과의 완벽한 정합성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단순히 '좋은 회의록 툴'을 찾은 게 아니라, 캔디드만의 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Krisp 이야기 전에, 먼저 캔디드 팀이 왜 여러 툴을 계속 갈아타야 했는지 이해가 필요합니다.
헤드헌팅의 본질은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들로부터 정보를 습득해, 잘 조합해서 기업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입니다. 그 과정의 핵심은 정보를 정확히 알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팀 전체에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기존 방식엔 구체적인 체계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도 나름의 양식이 있었습니다. 후보자 미팅 후 정해진 항목을 채우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이원준이라는 컨설턴트가 A 후보자를 만나고 느끼는 바와, 다른 컨설턴트가 느끼는 바”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주관적으로 정리된 정보의 활용성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원준 컨설턴트가 "리더십이 강하다"고 정리한 후보자가 있다고 해봅시다.
3개월 후, 다른 팀원이 C라는 스타트업에 이 후보자를 제안하려고 할 때 이렇게 물어봅니다
"이 분 C 기업에는 어떨 것 같아요?"
이원준 컨설턴트가 C 기업의 조직 문화를 알고 있다면 적절한 답을 줄 수 있지만, 모른다면? "잘 모르겠어요"라는 답변밖에 할 수 없습니다.
정작 실제 대화 속에는 C 기업에 딱 맞는 단서들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건 개인의 해석 안에 묻혀버린 겁니다.
이렇게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이유를 살펴보니 명확했습니다:
미팅 수가 너무 많아 매번 상세히 기록하기 어렵고
기록하더라도 주관적 해석으로 정리되니
나중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기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우리 팀에게 필요한 건 누군가의 해석이 아니라 날것의 대화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한 시간짜리 미팅을 사람이 실시간으로 타이핑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입니다:
"AI 노트테이커로 로우 데이터(raw data)를 확보하자"
처음에 Krisp를 알게 된 건 노이즈 캔슬링 때문이었습니다.
사무실 내에서 비대면 화상 미팅이 많아 자연스럽게 다른 팀원들의 미팅 소리나 사무실 내 대화 소리가 섞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팅의 집중도를 위해, 마이크 단에서 노이즈 캔슬링이 필요하겠다 싶어 여러 툴을 찾아봤고, 그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게 Krisp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Krisp도 회의록 기능을 제공하더라고요.
그걸 알고 나서 "내가 왜 이제 알았지?" 하면서 다시 한 번 노트 테이커 관점에서 Krisp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툴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Krisp의 장점은 명확했습니다. 노트 테이킹도 잘해주고, 가격이 굉장히 합리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회의록 작성 AI 툴은 분 단위로 가격을 매깁니다.
예를 들면, 월 1,500분에 15달러 이런 식으로 책정되어 있죠.
그런데 Krisp는 시간 단위가 아니라 용량 단위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Krisp를 노이즈 캔슬링 용도로 생각하고 모든 미팅에서 다 켜놨는데도 결제한 5기가 중 절반도 안 썼습니다.
왜냐하면, 트랜스크립트나 녹음은 무제한이고, 이걸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업로드할 때만 용량을 측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클라우드에 저장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이렇듯, 회의록 AI 관점에서 봐도 다른 툴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압도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노이즈 캔슬링까지 얹어지니 쓰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아쉬운 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템플릿이 구비되어 있지 않고, 미국 서비스다 보니 한국어 변환이 완전히 매끄럽진 못합니다.
하지만 맥락을 해칠 정도는 아닙니다. 오타가 조금 있긴 하지만, 전후 대화 내용을 들었을 때 "이런 단어겠구나" 라고 짐작할 수 있는 정도는 충분히 됐습니다.
그래서 도입하는 데 있어서 전혀 허들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렇듯, 팀만의 목표와 상황에 맞게 툴을 고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회의록이란,
5개의 툴을 거쳐 캔디드 팀이 내린 결론은 명확합니다.
좋은 회의록이란 "객관성이 보장되고, 다양한 관점으로 재해석 가능한 회의록"입니다.
AI가 모든 일을 다 해주는 건 아니지만, 상당한 효율화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그 기반이 바로 로우(raw) 데이터입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유의미한 정보로 뽑아내려면, 원본 스크립트가 객관적으로 잘 쌓여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컨설턴트 모두가 동일한 퀄리티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고, 회사와 사람을 좋은 연결로 이어주려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좋은 회의록의 정의란 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팀은 회의록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툴이 필요한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해지면, 선택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P.S.
캔디드는 이렇게 축적된 미팅 데이터를 AI 에이전트로 활용해, 더 정확한 후보자-포지션 매칭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커리어를 설계하는 헤드헌팅, 궁금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