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연봉협상 실수는 '너무 적게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연봉협상을 마지막에 시작하는 것'입니다.
많은 후보자분들이 체계적으로 이직을 준비합니다. 이력서를 다듬고,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고, 면접을 철저히 준비합니다. 하지만 정작 연봉협상은 "오퍼 받고 나서 생각하자"고 미뤄둡니다.
지난 30개월 동안 캔디드가 5,000여 명의 경력직 후보자와 진행한 면담에서 발견한 패턴이 있습니다. '이력서 제출 단계부터 협상을 설계한 후보자'와 '오퍼 받고 협상을 시작한 후보자' 사이에는 압도적인 최종 조건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연봉협상은 오퍼를 받는 순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력서를 쓰는 순간부터 이미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희망 연봉란에 뭘 적을지, 인터뷰에서 어떻게 본인을 포지셔닝할지, 회사의 어떤 고민에 집중할지 등 이 모든 것이 최종 오퍼의 상한선을 결정합니다.
스타트업은 '정말 원하는 인재'를 만나면 예산 제약을 뛰어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정말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설계는 오퍼 받기 훨씬 전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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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7가지 연봉협상 전략
1. 희망 연봉란 비워두기
현재 받고 있는 연봉은 기재하되, 희망 연봉 항목은 공란으로 남겨두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합니다.
회사에서 선제시한 금액은 '최대 한도'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달리 인터뷰에 따라 연봉 범위를 조정할 여지가 큽니다. 그래서 희망 금액을 미리 적으면 2가지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너무 높으면 서류 단계에서 탈락하거나,
과도한 기대치로 인해 더 타이트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을 바로 말씀드리기보다는, 회사의 기대치와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후에는 회사의 기대치와 제 커리어 목표가 잘 맞는 방향에서 조건을 논의하면 좋겠습니다."와 같이 여백을 남겨두면 오히려 회사 예산을 넘어서는 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 인터뷰에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기
스타트업들의 채용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학력이나 경력 연차 같은 스펙을 우선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특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딱 그 사람'을 찾는 페르소나 기반 채용을 진행합니다.
단순히 "개발 5년차"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레거시 시스템을 모던 아키텍처로 전환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빠른 의사결정과 실험적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개발자"를 찾는 것입니다. "마케팅 7년차"가 아니라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CAC를 줄이면서도, 데이터 기반으로 빠르게 가설을 검증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케터"를 원합니다.
즉, 스킬과 경험뿐만 아니라 회사의 문화, 가치관, 일하는 방식까지 완벽하게 매칭되는 사람을 찾는 것이 페르소나 채용의 핵심입니다.
페르소나 채용의 핵심:
"이 사람이 없으면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회사가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다”고 느끼는 순간은, 단순히 스펙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자신들의 고민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때 발생합니다.
그래서 면접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회사 상황을 사전에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채용 공고에 드러난 문구 이면의 진짜 문제를 읽어내고, 최근 뉴스·투자 현황, C레벨 및 주요 팀원들의 링크드인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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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조사 체크리스트
✅ 채용 배경 파악
✅ “회사가 집중하는 우선순위” 분석
✅ 팀 구성 파악
✅ 경쟁사 동향 확인
✅ JD 이면의 핵심 메시지 분석
✅ 컬처핏 체크
이 과정을 통해 회사의 맥락을 제대로 읽어낸다면, 이후에는 단순히 “저는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가 아니라 “이 문제를 이렇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는 맞춤형 답변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답변이 구체적일수록 회사는 예산을 넘어서는 제안까지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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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평균 인상률을 뛰어넘는 논리적 근거 만들기
통상 재직자의 연봉 인상률은 5% 전후, 이직 시에는 평균 10% 안팎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 평균을 넘어서는 제안을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히 “더 달라”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핵심은 회사가 납득할 만한 맥락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왜 이 후보자에게는 특별한 대우가 필요한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개인적 맥락: 커리어 전환의 중요성, 새로운 역할에서 발휘할 역량, 장기적인 비전과의 연결성 등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것.
객관적 근거: 업계 연봉 벤치마크, 나만의 경험·스킬 조합, 입사 후 창출할 수 있는 가치를 수치나 시나리오로 구체화하는 것.
예를 들어, 단순히 “연봉을 15% 올려달라”가 아니라
“현재 시장 상황과 제 경험을 고려할 때, 제가 합류한다면 A 프로젝트에서 최소 ○○% 비용 절감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점이 반영된 합리적 보상안을 검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와 같이 말하는 겁니다.
결국 연봉 협상은 금액 자체의 싸움이 아니라, 그 금액이 왜 합리적인지를 보여주는 과정입니다. 숫자 뒤에 있는 설득력 있는 맥락이 있을 때, 회사는 평균을 넘어서는 제안도 기꺼이 고려하게 됩니다.
4. 스톡옵션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스톡옵션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함께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오너십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연봉만 강조하며 스톡옵션을 일방적으로 거부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함께할 의지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은 현금 보상이 더 필요하다면, 정중하게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개인적 상황상 현금 비중이 우선이지만, 성과를 내고 난 뒤에는 스톡옵션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싶습니다.”
또한 스톡옵션은 협상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톡옵션 비중을 늘리는 대신 기본 연봉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이처럼 접근하면 단순히 ‘받을지 말지’가 아니라, 전체 보상 구조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레버리지가 됩니다. 핵심은 스톡옵션을 거절의 대상이 아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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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드가 당신의 상황에 맞는 보상 전략을 함께 짜드립니다.
5. 오퍼 경쟁 구도 활용하기
경력직이라면 동시에 여러 오퍼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제안들을 서로 경쟁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자신만의 선택 기준을 명확히 세우는 것입니다.
연봉만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면 관계가 쉽게 경직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어떤 환경에서 가장 성장할 수 있는가”라는 기준을 분명히 하면, 회사들은 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더 매력적인 제안을 내놓게 됩니다.
예를 들어, “단순 연봉보다 기술적 도전이 중요하다”, “팀을 직접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원한다”, “빠른 성장과 승진 가능성을 중시한다”와 같이 본인의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각 회사에도 동일한 기준을 일관되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어떤 회사가 그 기준에 가장 잘 부합하는지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Win-Win 구조를 제안하며 논의를 마무리하세요.
“이런 조건이 충족된다면 다른 제안은 정리하고, 이곳에 집중하겠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후보자의 기준과 진정성이 명확히 드러나는 순간, 안심하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이유가 생깁니다.
6. 역으로 질문하기
대부분의 협상은 “제가 원하는 건…”이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경력직 후보자라면 시선을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가 지금 가장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일까?”를 먼저 묻는 것입니다.
이 접근법을 쓰는 순간, 당신은 단순한 협상 상대가 아니라 문제를 함께 풀어갈 파트너로 포지셔닝하게 됩니다. 연봉 협상이 아니라 파트너십 논의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면접 자리에서 몇 가지 날카로운 역질문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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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지션을 새로 만든 가장 큰 이유가 궁금합니다.”
“최근 투자 이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우선순위 과제가 무엇인가요?”
“현재 팀 내에서 가장 병목이 되는 프로세스는 어떤 부분인가요?”
“이 포지션을 채용하지 못한다면, 회사가 어떤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에 회사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행 가능한 액션 플랜으로 답변하세요. 본인의 경험과 성과를 연결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할수록 설득력은 커집니다.
핵심은 연봉을 둘러싼 줄다리기를 넘어,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십”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협상을 재정의하는 것입니다.
7. 회사 현황 리서치하기
스타트업의 연봉 책정에는 재정 상황과 성장 단계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경력직 후보자라면 단순히 금액을 제시하는 대신, 회사의 여건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맞는 보상 구조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마다 현금, 스톡옵션, 복리후생에 대한 여유도가 다 다릅니다. 획일적인 협상보다는 “이 회사가 지금 어떤 상황인가”에 맞춘 맞춤형 접근이 성공 확률을 훨씬 높입니다.
예를 들어,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기본 연봉은 적정 수준으로 두되 스톡옵션 비중을 확대하고, 성과 보너스를 매출 달성과 연동해 “회사가 성공하면 저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제안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반대로 자금 여유가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사이닝 보너스나 높은 기본 연봉, 추가 복리후생을 요청하면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재정적으로 여유가 부족한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연봉 인상 요구보다 유연근무, 교육비 지원, 장비 지원 등 비금전적 혜택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지금은 성장에 집중하고, 회사가 안정되면 보상도 함께 키워가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편이 좋습니다.
결국 아무리 회사가 당신을 간절히 원한다 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기대만큼의 보상을 내놓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한계를 이해하면서도, 당신의 가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인정받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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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이 아닌 파트너십의 시작
연봉 협상은 마지막 관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회사와의 파트너십을 설계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연봉 협상은 숫자를 두고 벌이는 싸움이 아니라, 서로를 깊이 이해해 가는 과정입니다. 좋은 협상은 결국 좋은 관계의 시작이 됩니다.”
경력직이라면 본인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장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