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 들어가며
누군가를 설득할 때 어디서부터 시작하시나요?
김병철 님은 ‘신뢰 관계 구축’에서 설득이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팬데믹 당시 50억 손실 위기를 꾸준히 쌓아놓은 관계로 해결했습니다. 그에게 채용의 성공 역시 좋은 관계에서 시작합니다. 채용 컨설턴트로 커리어 전환 후 최단 기간에 매니저가 된 김병철 님에게 기복 없는 성과에 대해 묻자, 좋은 관계 유지로 고객사 문제를 해결할 후보자와 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회사를 연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관계 비즈니스에서 최고의 협상을 하는 일
“결국 이 업은 꾸준한 소통과 신뢰 관계 유지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나의 잣대가 아닌 고객사의 렌즈로 후보자를 판단하고, 후보자의 Next 커리어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소통해야 양쪽에 Win-Win이 되는 좋은 연결을 할 수 있어요.”
- 안녕하세요, 병철 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캔디드(Candid)의 파트너 컨설턴트 김병철입니다.
스타트업 창업 이후 SK 플래닛과 유한크로락스, Robert Walters Korea를 거쳐 지금은 캔디드에서 스타트업 채용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 눈에 보는 병철 님의 커리어패스
창업→스타트업 O2O BD 세일즈→구매/HR 매니저→글로벌 채용컨설턴트→스타트업 채용컨설턴트
- 캔디드 입사 전의 병철 님이 궁금해요. 커리어 첫 시작은 어땠나요?
학부생 스타트업 창업으로 시작했습니다.
3년의 주 7일 근무, 이후 찾아온 고민
- 창업이요. 그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농부릿지(Nong-Bridge)’라는, 농업인과 디자이너를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이었습니다.
같은 농산물이라도 패키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졌어요. 조악한 포장으로 백화점보다 가격이 5배나 낮았어요. 한편 주변 디자인 전공생들도 고민이 있었어요. 과제로 포트폴리오는 많이 만드는데, 정작 시장에 선보이고 피드백 받는 기회는 드물었습니다. 두 집단을 연결하면 실질적인 윈윈(Win-Win)구조가 되겠다고 봤습니다. 농업인은 부족한 디자인을, 학생은 실전 경험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함께 패키지를 제작하면 고품질 농산물의 가치도 높일 수 있었고요. 상품과 실력을 연결해 서로에게 기회가 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성공을 위해 3년 반 동안 주말도 없이 지방 출장을 다녔어요. 10명 이상의 팀을 만들고 매출도 올렸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얻지 못했습니다. 가정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어 결국 취업으로 전향했습니다.
- 3년 넘게 키운 사업인데 아쉬웠을 것 같아요. 그래서 대기업으로 입사하셨나요?
경제적 안정을 위해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사실 그 다음도 ‘벤처 지향’ 대기업이었습니다
공채 취업 준비와 멀어져 있었던 터라, 특별한 경험과 스토리를 가진 사람을 채용하는 ‘SK 바이킹 챌린지’ 전형에 지원했죠. 그래서 SK 플래닛 O2O BD(Biz Development) 팀의 BD 담당으로 합류했습니다.
이전에는 열정과 가치로 농업인분들을 설득했지만, SK플래닛에서는 숫자로 내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자원,인프라로 어떤 신규 사업을 시작해야 가장 효과적일지, 투자 대비 수익을 얻기 위한 기간과 비용이 얼마인지 ROI를 비롯한 여러 지표를 기반으로 설득하는 일을 했습니다. 쉽지 않았어요. 부족함을 메꾸고 팀에 폐가 되지 않기 위해 매일 새벽 3시, 4시까지 일을 했습니다.
- 그런데 3년 넘게 주말없이 일하셨는데 힘든 순간은 없으셨나요?
저는 관계지향적인 사람입니다. 스스로와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을 살필 여유가 없어지자, 일에 대해 본질적으로 고민하게 됐죠. 성공하고 싶어서 열심히 일했지만, 그 이후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는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막연한 성공’은 지속 가능한 동기가 되지 않았고, 그 시기에 순간적으로 번아웃이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선 ‘워라밸’과 ‘안정적인 조직’으로 들어갔습니다. 시장 경제에 흔들리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 시장 점유율이 커서 아주 안정적인 조직이요. 그리고 일과 삶이 분리된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 유한크로락스에 들어갔습니다.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협상 제안

- 안정적인 조직을 찾아서 유한크로락스에 입사하셨군요. 그곳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HR과 구매(Procurement) 매니저를 동시에 맡았지만, 그중 주된 업무는 구매였습니다.
회사 제품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담당했어요. 업체 선정, 가격 결정, 최소 발주 수량 및 리드타임 조율, 발주 재고 관리 등 SCM 전 영역의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 그곳에 6년 동안 일 하셨는데, 재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2019년 말 코로나 확산으로 국가 간 물류 거래가 거의 마비되던 시점이었습니다.
해외 수급하던 특수 스프레이 건은 가격이 오르는 문제를 넘어, 공급 중단 위기까지 왔어요. 이슈 직후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판단했고, 상부에 물량 확보를 위해 선제적인 독점 공급 계약이 필요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예상대로 거래처는 공급량 축소와 가격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거래처 파트너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거래처는 공장 증설 계획이 있어서 향후 공장 가동률 안정성을 원했었죠. 그래서 단기 공급과 가격에 대한 논의가 아닌 장기 파트너십의 관점으로 접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5년 독점 계약’이라는 조건을 제시해 안정적 공급과 기존 단가 유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경쟁사에서는 물량 확보를 못해 제품 생산량이 대폭 감소했지만, 그와 달리 유한크로락스는 예정대로 제품을 생산해서 매출 특수를 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기회비용 관점에서 약 50억원 상당의 매출 손실이 방지된 셈이라 회사 차원에서도, 그리고 제게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 한 번의 거래로 50억 손실을 막은 협상력이 정말 놀라운데요. 공급 차질을 예상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나요?
결정적으로 거래처와의 신뢰관계가 기반이 됐습니다.
평소에도 파트너 거래처들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왔기 때문에 위기 조짐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포워딩사(Forwarder)는 “물류가 마비될 것이다”고 했고, 스프레이 건 업체 담당자는 “공장 증설로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필요하다”고 전했죠. 대화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어요. 그 덕에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서로에게 좋은 제안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있어서 거래처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기존의 비용을 유지한 채 매출 손실 없이 공급을 안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6년 커리어를 뒤로한 또다른 선택
- 뛰어난 설득력과 신뢰 구축능력에 ‘협상’이 천직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헤드헌터를 하셨는데요.
‘유한’이라는 브랜드가 없이 ‘김병철’이라는 개인은 과연 얼마나 불가능한 사람일지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다른 원재료를 취급해도 ‘구매 직무의 전문가’로서 내 전문성이 유효할 지 의문이었어요. 조직이 안정적이다 보니 외부 환경이 바뀌면 내 경쟁력이 더욱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정성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커리어 리스크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내 ‘전문성’과 ‘네트워크’ 자체가 가치가 되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그 무렵 ‘헤드헌터’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완벽히 이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객과의 네트워크, 컨설턴트로서 전문성이 곧 ‘대체불가능한 개인’이 되는 자산이라고 생각했어요.
- 네트워크 관련된 일 중에서도 헤드헌터로서 전문성을 쌓아야 했던 이유가 있나요?
‘시장 성장성’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구매와 동시에 HR 업무를 하며 체감한 것은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채용 트렌드였습니다. 채용 컨설팅 시장이 성장하겠다고 자연스럽게 느꼈습니다. ‘태풍이 불면 돼지도 날아다닌다’는 말처럼, 성장 시장에서는 플레이어의 커리어 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레드오션 시장에서는 성장의 파이가 굉장히 작은 것과 달리,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그 기회도 커집니다.
결국 대체할 수 없는 내 전문성을 갖고 성장의 기회를 확장할 수 있는 로버트월터스코리아로 갔어요.
- 같은 업계에서도 이직을 하셨잖아요. 로버트월터스코리아에서 캔디드로 옮긴 이유도 커리어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채용 컨설팅 영역에서 채용이 제일 중요한 곳은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기업군에서 팀원 한 사람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스타트업에서 가장 강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고객사든 후보자든 양쪽에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치가 달라집니다. 스타트업과 함께할 때 제 영향력이 더 크다고 느낍니다.
로버트월터스코리아도 좋은 조직이었지만, 사실 규모가 있는 조직이다 보니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한정적이었습니다. 반면 지금 캔디드에서는 입사자 교육이나 회사 MVC(미션/비전/코어밸류)를 정의하는 등 조직의 방향을 함께 만들고 제가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에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요. 업무에서의 선택의 폭과 기회의 범위가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협상가가 말하는 커리어 파트너십
- 그런데 구매 업무를 하시다가 헤드헌팅을 잘 할 수 있다고 어떻게 확신하셨어요?
‘관계 비즈니스’라는 점에서 제 강점이 이직한 분야에서도 연결되어 기능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구매와 채용 컨설팅 모두 고객과 신뢰를 쌓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설득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갖춰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거래처와 협상을 할 때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그들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어요. 그 원리가 채용에서도 그대로 활용된다면, 고객사와 후보자 양방향으로 전략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 좋은 관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채용 문제를 해결했나요?
고객사를 명확히 이해해야 후보자와 고객사 양방향으로 좋은 매칭을 할 수 있습니다.
후보자를 볼 때 나의 잣대가 아닌 고객사의 관점으로 후보자를 판단하는 것이 채용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은 매칭을 하려면 ‘고객사의 렌즈’를 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회사가 지금 겪는 문제의 본질을 이해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경험과 역량이 필요한지도 짚어봅니다. 또한 조직의 협업 방식까지 잘 알아야 해당 팀에 적합한 ‘Right Candidate’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객사의 관점으로 문제를 보기 위해서는 좋은 관계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소통이 필수이고요.
- 고객사와 후보자 양쪽의 관계 유지가 장기적인 도움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나요?
후보자의 이직을 돕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소통하면서 그 분들에게 정말 잘 맞는 조직을 연결드렸던 사례가 많습니다. 고객사도 이런 식으로 도와드린 적이 있습니다. 8개월 넘게 채용을 못하던 어려운 포지션이 있었는데 소통을 이어가며 조직현황과 해당 포지션의 페르소나를 계속 업데이트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잘 맞는 후보자를 찾을 수 있었고, 양쪽 모두 만족스러운 채용 케이스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업종 전환에 흔들림 없는 성과의 비결

- 커리어를 전환 후 로버트월터스코리아 입사 1년 6개월만에 매니저로 승진하고, 지금까지 매년 최고 매출을 기록해오셨어요. 직업 전환에도 상관없이 항상 좋은 성과를 내는 비결이 있나요?
‘꾸준함’으로 기복 없는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고객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것, 끊임없이 시장과 직무에 대해 학습하며 전문성을 높이는 것 모두 지속적으로 행해야 성과로 이어집니다. 그것들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제 성공 사례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멘탈 관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단순히 나의 감정 때문이 아닌 고객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이 곧 좋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Next 커리어 임팩트에 필요한 것
- 병철 님은 어떤 사람을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Problem Solver”라고 표현합니다. 단순히 문제점을 인지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기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해 내는 사람이죠. 대화를 해보면 무슨 문제를 풀기 위해 어디까지 시도했는지, 그래서 어느 조직에 어떤 임팩트를 남겼는지에 대한 스토리를 뚜렷하게 설명하세요. 이런 사람들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일 잘하는 분이라고 보고, 어느 조직을 가든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커리어에서 임팩트를 더 키우고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커피챗’ 기회를 적극적으로 가지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주니어-미들급 연차의 경우에는 유의미한 성취를 하고 있는 같은 직무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요청하셨으면 합니다. 그들의 성공/실패 과정을 들으며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지, 나아가 커리어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시니어 연차라면 대표님들과 커피챗 기회를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이직 목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유익할 것입니다. 대표님들이 시장을 정의하고 바라보는 방식, 조직 관점에서의 고민을 함께 듣고 실무자 시야를 넘어 리더십 관점에서 내가 임팩트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영역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보다 적극적으로 커리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됩니다.
인터뷰를 읽고 나서… 내 커리어 가치를 높일 회사가 어디인지 알고 싶다면?
캔디드(Candid)는 스타트업 이직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나의 커리어가 더 성장할 기회를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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