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식: "추천 모델 CTR이 0.8%에서 안 올라가고 있어요. 유저 행동 데이터를 더 활용해보세요."
성장 지향적 방식: "추천 모델 CTR 개선 작업 어떻게 보고 있어요? 지금까지 시도해본 것 중에 어떤 게 가장 효과가 있었나요? 다른 접근이 필요할까요?”
"팀원에게 개선점을 말해야 하는데, 관계가 틀어질까봐 고민된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리더들이 모니터 앞에서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슬랙으로 "잠깐 미팅하자"고 보낼까, 아니면 그냥 넘어갈까.
이런 딜레마는 당연합니다.
성과는 높여야 하는데, 소중한 팀원과의 관계는 지키고 싶은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과연 피드백을 제대로 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까지 들기도 합니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일일 피드백을 받는 직원들의 업무 동기가 연간 피드백을 받는 직원들보다 3.6배 높고¹, 정기적인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한 회사의 이직률은 14.9% 낮아집니다².
그런데 정작 72%의 직원이 리더의 건설적 피드백을 원함에도 불구하고³, 실제로 이를 제공받는다고 느끼는 직원은 5%에 불과합니다⁴.
왜 이런 역설이 생길까요?
리더가 피드백을 어려워하는 심리를 살펴보면 크게 3가지입니다: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불안과 확신 부족
팀원과의 관계를 해치고 싶지 않은 마음
성과를 요구해야 하지만 압박을 주고 싶지 않은 딜레마
만약 이런 고민이 익숙하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세요.
많은 리더들이 "나는 모든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구글의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 연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가장 성과가 높은 팀의 리더들은 "나도 모르는 것이 많다"고 인정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기존에는 리더가 문제를 판단하고 해답을 제시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팀원과 함께 문제를 살펴보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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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방식: "추천 모델 CTR이 0.8%에서 안 올라가고 있어요. 유저 행동 데이터를 더 활용해보세요."
성장 지향적 방식: "추천 모델 CTR 개선 작업 어떻게 보고 있어요? 지금까지 시도해본 것 중에 어떤 게 가장 효과가 있었나요? 다른 접근이 필요할까요?”
이런 마인드셋 전환을 위해서는 몇 가지 실천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피드백을 주기 전에 "나도 배우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입니다.
리더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팀원과 함께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간다는 자세로 접근해보세요.
둘째, "틀렸다/맞다"보다는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정답을 판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겁니다.
셋째, 자신의 과거 실수 경험을 적절히 공유하여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것입니다.
"나도 예전에 이런 실수를 했었는데..."라는 식으로 시작하면 상대방이 훨씬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많은 리더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관계가 좋으면 성과를 말하기 어렵고, 성과를 말하면 관계가 나빠진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MIT의 조직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진정성 있는 피드백은 오히려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듭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내가 왜 이 얘기를 하는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넷플릭스의 4A 피드백 지침을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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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을 줄 때:
Aim to Assist (도움이 되려는 의도): 상대방을 진정으로 돕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나 개인적 목적이 아닌, 순수하게 상대방의 성장을 위해서 말이죠.
❌ "리뷰를 대충 본 것 같아요."
✅ "이번 리뷰에서 보안 로직이 빠진 걸 확인했어요. 우리 서비스가 곧 대기업 PoC에 들어가니, 이런 부분을 더 체계적으로 잡아가면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요."
Actionable (실행 가능한): "더 열심히 하세요" 같은 추상적 표현보다는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보시면 어떨까요?"처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 "앞으로는 더 꼼꼼히 봐주세요."
✅ "우리가 자주 놓치는 보안/성능 포인트를 체크리스트화해서 GitHub PR 템플릿에 추가하면 어떨까요? 그러면 리뷰어들이 자동으로 그 부분을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피드백을 받을 때:
Appreciate (감사하게 받기): 즉시 방어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오픈 마인드로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 "좋은 지적이에요. 제가 놓친 부분을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이번 기회에 리뷰 방식 자체를 개선해보면 좋겠네요."
Accept or Discard (선택하기): 모든 피드백을 수용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충분히 검토한 후 본인이 판단하여 결정하시면 됩니다.
✅ "말씀 주신 부분은 반영하고, 나머지는 이번 스프린트 범위에선 제외하되 다음 분기 리팩터링 계획에 넣겠습니다.”
4A 원칙과 함께 알아두면 유용한 또 다른 피드백 방법이 있습니다.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에서 개발한 SBI-I 모델입니다.
감정적인 표현 대신 구체적인 사실을 중심으로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어 상대방이 방어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
Situation: 구체적인 상황 설명
Behavior: 관찰된 행동 묘사
Impact: 그 행동이 미친 영향
Intent: 의도 확인 (대화를 양방향으로 만드는 핵심)
[각 단계별 구체적 적용법]
S (Situation) - 상황 설정
구체적인 시간, 장소, 맥락 언급
주관적 해석 배제, 객관적 사실만 서술
예시: "어제 주간 마케팅 회의에서"
B (Behavior) - 행동 묘사
관찰 가능한 행동만 언급
추측이나 의도 해석 금지
예시: "페이스북 광고 ROAS가 2:1로 떨어졌다고 보고하시면서 별다른 개선 계획 없이 넘어가셨고"
I (Impact) - 영향 설명
그 행동이 미친 구체적 영향
팀, 프로젝트, 스테이크홀더에게 미친 결과
예시: "다른 팀원들이 예산 효율에 대해 걱정스러워하는 분위기였어요"
I (Intent) - 의도 확인
상대방의 의도나 상황 이해하려는 노력
추궁이 아닌 이해하려는 자세
예시: "혹시 다른 급한 캠페인 때문에 분석할 시간이 없었나요?"
정리하자면, SBI-I 모델은 감정적 반응을 유발하는 주관적 판단 대신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소통함으로써 상대방의 방어심리를 낮추고 건설적인 대화로 이끌어가는 데 유용합니다.
피드백을 줄 때 상대방은 왜 방어적으로 반응할까요?
사실 이건 뇌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같은 내용의 피드백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뇌의 반응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피드백을 들으면 우리 뇌는 자연스럽게 경계 태세에 들어갑니다. 마치 위험한 상황에서 "도망가야 하나, 맞서야 하나"를 판단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때는 학습이나 성장보다는 자신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반대로 성장 가능성을 느끼게 하는 피드백을 들으면 뇌가 "뭔가 새로운 걸 배울 수 있겠구나"라는 모드로 바뀝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해야 상대방을 학습 모드로 만들 수 있을까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서 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개발 실력이 뛰어나네요"라고 하면 상대방은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버그를 해결하려고 정말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셨네요"라고 하면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부족한 부분을 지적할 때도 "백엔드 경험이 부족해요"처럼 현재 상태를 판단하기보다는 "아직 백엔드를 경험해볼 기회가 많지 않으셨군요"라고 하면 성장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특히 '아직'이라는 단어의 힘은 정말 큽니다.
"Docker를 모르시네요"를 "Docker를 아직 써보지 않으셨군요"로 바꾸기만 해도 상대방은 "언젠가는 배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돼요.
문제가 생겼을 때도 "서버가 다운됐네요"보다는 "서버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는 케이스를 발견했네요"라고 말하면 같은 상황도 다르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4가지 방법을 바탕으로 현재 자신의 피드백 스타일을 확인해보세요.
💡
마인드셋 체크
□ 피드백을 줄 때 "이걸 고쳐야 해"보다는 "함께 개선해보자"는 마음으로 접근하나요?
□ 정답을 알려주기보다는 상대방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질문하나요?
□ 상대방의 의도나 상황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나요?
4A 원칙 활용 체크
□ 피드백을 줄 때 상대방의 성장을 진심으로 돕고 싶은 마음인가요? (Aim to Assist)
□ "더 열심히 해"같은 말 대신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나요? (Actionable)
□ 피드백을 받을 때 일단 감사하게 듣고 있나요? (Appreciate)
□ 모든 피드백을 다 받아들이지 않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나요? (Accept or Discard)
SBI-I 모델 활용 체크
□ 감정적인 표현 대신 구체적인 상황과 행동을 언급하나요?
□ "00님은 항상 그래요" 같은 일반화보다는 특정 상황에 집중하나요?
□ 상대방의 의도를 추궁하기보다는 이해하려고 하나요?
성장 마인드셋 체크
□ 상대방의 현재 능력보다는 노력과 과정을 인정해주나요?
□ "아직"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나요?
□ 실패를 지적하기보다는 학습 기회로 바라보나요?
피드백은 단순한 업무 스킬이 아닙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피드백이 없으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제한된 리소스를 잘못된 방향에 낭비하게 됩니다.
팀원들은 우선순위를 혼동하고, 리더는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후에야 알게 되죠.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서 필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고, 서로의 성장을 위해 솔직하게 소통해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리더들이 그런 용기를 낼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리더십은 지위가 아니라 영향력입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어떤 피드백을 주느냐에서 시작됩니다."
참고 자료:
¹ Gallup, "How Effective Feedback Fuels Performance" (2025)
² 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 (SHRM) - Employee feedback and turnover research
³ Harvard Business School Working Knowledge, "Why People Crave Feedback—and Why We're Afraid to Give It" (2022)
⁴ Harvard Business School Working Knowledge, "Why People Crave Feedback—and Why We're Afraid to Give I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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